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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의 산림문화/오래된 나무이야기

관음송-600년의 恨

 

 

희끄무레한 아침이 계속되더니 관음송을 찾던 날 눈이 내렸다.

 

 

 

 

 

 

 

 

강원도 영월군 남면 광천리 태화산 아래 청령포에 가면 관음송이 있다.

천연기념물 제349호

수령600년 조선왕조 여섯 번째 임금인 단종의 한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

 

 

 

 

 

 

 

 

관음송의 슬픈유래는

단종의 유배생활을 보았다 해서 관(觀)

단종의 유배생활을 들었다 해서 음(音)

관음송이라고 불린다. 

 

어린 단종이 갈라진 가지위에 앉아 쉬었다는 전설이 청령포를 감싸고 흐르는 서강만큼이나 느리게 남아있다.

                                                                                                                                                                                        

 

 

 

 

 

단종이 귀향 온 청령포는 법흥천을 시작으로 주천과 연당을 거친 서강이 그 거친숨결을 쉬어가는 곳이다.

서강으로 둘러싸인 청령포 안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으며, 육지와 연결된 한쪽은 소위 영월사람들이 뼝대(벼랑)라 부르는

절벽으로 막혀있다.

한 번 들어오면 좀처럼 나갈 수 없는 지형이어서, 이 늙은 소나무도 단종처럼 유배아닌 유배생활을 했을 것이다.

 

 

 

 

 

 

 

 

 

눈이 쌓이기 시작한 잔솔밭에서 관음송의 우뚝함은 다른 소나무가 범접할 기운이 아니다.

어린 단종을 그늘러 주었을 가지는 지금은 어린 소나무의 허리만큼이나 굵고 단단하다.

 

 

 

 

 

 

 

 


원통한 새 한 마리 궁궐에서 나오니  외로운 몸 짝없는 그림자 푸른 산을 헤매누나

밤이 가고 밤이 와도 잠 못 이루고  해가 가고 해가 와도 한은 끝이 없구나

두견새 소리 끊어진 새벽 멧부리엔 달빛만 희고 피를 뿌린 듯한 봄의 골짜기엔 낙화만 붉었구나

하늘은 귀머거리인가 애달픈 하소연 어이 듣자 못하는지 어쩌다 수심 많은 이 사람의 귀만 홀로 밝은고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긴 채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이 절망적인 땅에 유배된 단종의 한이 그대로 시로 표현되었다.

그 하소연을 하늘은 대답해 주지 않았지만, 관음송은 묵묵히 듣고 있었을 것이다.

 

 

 

 


낮은 구름에 가려진 이 소나무는 어느새 하얀 백발이 되었다.

승천하지 못한 용의 눈물이 이제 관음송의 우직함을 날개삼아 하늘로 훨훨 올라가시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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