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면 사람이 올려다보기도 힘든 ①뼝대에서 동강할미꽃은 꽃을 피운다.
제 몸 하나 서있기도 힘든 가파른 곳에서도 절대 허리를 굽히지 않는다.
①절벽을 뜻하는 강원도방언
"천리로구나 만리로구나 수천리로구나
곁에 두고 말 못하느니는 수천리로구나
아질아질 꽃베루재 지루하다 성마령
지옥같은 이 정선을 왜 따라왔나"
뗏사공의 떼도 흘렀고, 정선아리랑도 흘렀고, 세월도 그렇게 흘러버렸다.
봄은 조용하게만 오는 것은 아니다.
흥에 겨워 흐드러지게 올 때도 있다.
절벽 바위틈에 억척스럽게 피어난 이 꽃은 흐드러지게 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것은
닮았다.
닮았다.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 우리네 모습과 너무 닮았다.
척박한 자연환경에서도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며 꽃을 피우는 할미꽃같이
이 땅에 순응하며 사는 이 사람들과 너무 닮았다.
그래서 울지않고
웃는다.
할미꽃도 웃고 이 땅에 사는 사람들도 웃는다.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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