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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족문화/우리땅 시간여행

정월대보름 우리 민속이야기




정월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을 말합니다.

옛날 선조들은 달의 움직임(음력)을 시간의 표준으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음력을 사용하는 사회에서는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추석도 보름날이지만 정월 보름날  보름에 '대"자를 붙인 것은 그만큼 의미가 깊고 큰 명절이기 때문입니다.


태양이 양(남성)을 상징한다면 달은 음(여성)을 상징합니다.

달은 여성을 상징하는 의미로 다산,풍요,대지와 연결됩니다.

그래서 첫 보름달이 뜨는 밤에 선조들은 달을 향해 마을의 풍년과 다산, 행복을 빌었던 것입니다.

 

 

 

 

 올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정월대보름 행사가 있습니다.

2월21일과 2월24일로 나누어 치뤄지는 대보름행사는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http://www.nfm.go.kr/Inform/ninfor_view.nfm?seq=22446


 

 

 

 

정월대보름에는 아직도 시골에서는 마을제사가 열립니다.

마을제사는 동제,동고사,당제,당산제,서낭고사,서낭제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립니다.

동제는 한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마을의 수호신에게 제의를 올리고, 제수(제사를 지낼 때 쓰는 여러 가지 물품이나 음식)를

나눠먹는 행사를 말합니다.  지금처럼 산업이 발달하지 못하고, 교통이 불편한 시대에는 '공동체'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중요하였습니다.

특히, 마을은 같이 일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공동체'였습니다.

 

당제의 내용을 살펴보면,

마을사람들이 각자 돈이나 곡식을 조금씩 모아 제사음식을 준비하고,

보름달이 뜨는 자정에 당산이나 서낭당에 모여 마을의 안녕과 가정의 복을 비는 제를 올립니다.

그리고 제사를 지내고 난 후 다음날 아침에 모두 모여서 제사음식을 나눠먹었습니다.

 

 

지금도 자연마을에는 당산제를 지내고 있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강원도 삼척 갈전리 서낭고사, 충북 오가리 성황제, 전남 당전마을 당산제, 전북 부안 죽막동 수성당제, 경남 합천 나곡마을 동제,

경북 안강읍 육통마을 동제 등  전국 곳곳에서 마을제사가 대보름에 열립니다.

 

 

 

 

 

 

 

정월대보름 민속행사로 많이 이루어 지는 것이 달집태우기입니다.

 

달집은 마을주민들이 아침부터 모여 솔잎이나, 대나무, 짚, 생솔가지를 모아서 만듭니다.

마을에서 달맞이 하기에 좋은 장소를 골라 적당히 쌓는데, 달집에는 소원을 적은 종이나, 액막이를 위해 헌옷가지를 같이 넣기도 합니다.

보름달이 뜨기 시작하면 달집에 불을 붙이고 보름달과 달집을 향하여 절을하고 소원을 빕니다.

마을사람들은 달집이 다 탈 때까지 신명나게 풍물을 치며 달맞이를 즐깁니다.

 

대나무가 많이 나는 남쪽지방에서는 달집에 대나무를 같이 넣는데, 대나무가 탈 때 터지는 소리가 악귀를 쫓는다고 합니다.

달집이 골고루 잘 타오르면 그 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불은 나쁜것을 태워 없애는 의미가 있기에, 달집과 함께 액운을 없앰으로써 한 해 평온과 안녕을 기원하는 것입니다.

 

 

 

 

 

 

 

 

 

정월대보름에는 '액막이연'을 날립니다.

액막이연이란 액운을 멀리 날려보낸다는 의미로 정월대보름에 날려보내는 연을 말합니다.

액막이 연은 날려보내기도 하지만, 달집 끝에 매달아서 같이 태워버리기도 합니다.

연에는 '송액' 또는 '송액영복'(액을 보내고 복을 맞이함), '집안 식구 아무개 무슨 생(生), 몸의 액을 없애버린다.' 등의 글귀를 써서

하늘 높이 연을 올리고, 연줄을 끊어 연이 날아가면, 그 연이 주인이 지닌 액을 가지고 사라진다고 합니다.

 

 

 

 

 

 

 

 

 

 

 

 

횃불싸움은 정월대보름에 횃불을 들고 이웃마을과 싸움을 하던 전통놀이입니다.

주로 강원도 영동지방과 함경도, 경상도 동해안에서 많이 하던 놀이입니다.

이 놀이는 대보름날 밤에 달맞이,달집태우기,쥐불놀이와 같이 열립니다.

상대편 마을과 서로 경쟁을 하면서 서로의 위세를 과시하는데, 횃불싸움에서 이긴 마을은 그 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달집태우기 또는 쥐불놀이와 같이 정월대보름 민속놀이에는  '망우리 불'이 있습니다.

깡통에다가 잔솔가지나 관솔을 넣고 둥글게 원을 그리며 돌립니다.

망우리 불을 돌리면서 "망월이여" “달불이야! 망우리불이야! 달끄실르자!”  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옛날에 깡통이 없던 시절에는 짚이나 관솔등으로 횃불을 만들어 들고 돌렸다고 합니다.

쥐불놀이를 하는 이유는 옛날에 농사를 짓던 때에 논둑이나 밭 주변에 나쁜 해충을 태워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정월대보름에는 농악대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집안고사굿을 합니다.

이를 지신밟기 혹은 마당밟기, 걸립굿이라고 부릅니다.

집안 곳곳을 다니면서 지신을 밟는 것은 잡귀를 쫓고 집안의 무사안녕과 복을 비는 데 있습니다.

 

지신밟기의 내용을 살펴보면, 농악대는 고깔을 쓰고 징·북·꽹과리·장고 등 악기를 치면서,

처음 집으로 들어오면서 대문에서 한 바탕 노는 데 이를 문굿, 마당에서 한 바탕 노는 것을 마당굿,

집을 수호하는 '성주신'을 위한 성주굿,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을 위한 조왕굿, 집안의 집터를 맡고 있는

'터주신'을 위한 터주굿,우물에서 한 바탕 노는 우물굿, 그리고 외양간에서 한 바탕 노는 우마굿,

출산과 육아를 관장하는 '삼신'을 위한 삼신굿이 있습니다.

 

이렇게 지신밟기가 끝나면 집주인은 곡식이나 제물을 농악대에 줍니다.

이것을 '걸립'이라고도 하는데, 이렇게 걷은 제물은 마을의 잔치나 행사 때 공금으로 쓰입니다.

지신밟기는 나누고 베푸는 우리 민족의 또 다른 미풍양속 중의 하나입니다.

 

 

 

 

 

 

 

 

 

 

정월대보름날 밤에는 다리밟기를 합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옛날 한양에서는 저녁에 종이 울리면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다리밟기를 하였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혼잡을 이루었고, 수표교와 광교가 가장 심해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다리밟기는 답교놀이라고도 하는데, 다리밟기를 하는 이유는 '다리를 밟으면 다리병을 앓지 않는다'는 속설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전해내려오는 다리밟기 전통으로는 송파다리밟기(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호)가 있습니다.

그리고 놀이로 변형된 '안동놋다리밟기'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정월대보름 민속놀이로 독특한 전통을 갖고 있는 곳이 있는데 강원도 삼척의 살대세우기입니다.

'살대세우기'는 강원도 삼척에서 정월대보름에 전해 내려오는 세시풍속입니다.

해마다 마을의 중심부에 4~5m 정도의 나무를 세우는데 밑부분은 소나무 윗부분은 대나무로 한 데 묶습니다.

 

이 나무를 중심으로 사방팔방으로  새끼줄을 길게 늘어뜨려 고정시킵니다.

살대에는 볏짚단을 잘라낸 술잔모양의 솔을 매달고, 상단에는 등불을 달아 어둠을 밝히고,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쓴 기를 매답니다.

마을주민들이 각자 꼬아서 동여맨 새끼줄에는 오색종이와 키,얼개미,망태,호미 또는 밥주걱을 매달기도 합니다.

 

소나무살대의 윗부분에는 나무로 깎은 오리를 각 두 개씩 북쪽으로 향하여 고정시키고, 화살과 활을 매어 동쪽을 향하게 합니다.

이는 오리나 화살이 살을 막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살대를 다 만들고 나면 농장(마을의 농사일을 총괄하는 사람)과 대방이 제물을 차리고 제를 올립니다.

제가 끝나면 마을 주민들이 살대 주위를 돌며 지신을 밟고 소원을 빌며, 신명나는 잔치를 벌입니다.

살대는 음력 1월 13일에 세워서 음력 2월 15일 영등날에 내립니다.

 

살대를 세우는 것은 역시 마을의 풍년과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복을 비는 데 있습니다.

 

 

 

 

 

 

 

 

 

 

줄다리기는 정월대보름에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열리는 대표적인 세시풍속입니다.

줄을 암줄과 수줄로 나누어 암줄이 이기면 마을에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그중 삼척 '기줄다리기'는 강원도 삼척에서 전해지는 독특한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입니다.

'기줄다리기' 혹은 '게줄다리기'라고도 하는데, 이는 큰 줄에 매달린 작은 줄이 마치 게의 발과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삼척기줄다리기는 그 진행절차가 다른 줄다리기와 달리 독특한데, 음력 1월1일에 어린이들이 양 편으로 나뉘어 기줄다리기를 하는데,

줄의 크기나 줄다리기의 규모가 작다고 해서 '솔닥기줄', '속닥기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작은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음력 1월 7~8일 경이면 청소년들이 주가 되는 '중기줄다리기'로 번지고, 음력 정월대보름에는 어른들이 참여하는 본격적인

'큰기줄다리기'가 시작됩니다.

 

이때, 해안지방인 부내가 여성이고, 산간지방인 말곡이 남성을 상징합니다. 

바닷가 쪽인 부내가 이기면 바다가 풍년이 들고, 산간지방인 말곡이 이기면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어서 경쟁이 치열합니다.

삼척기줄다리기는 다른 지방과 마찬가지로 마을 공동체의 단합과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삼척기줄다리기는 삼척 최대의 민속행사의 하나로서 올해도 2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고 합니다.

 

 

 

 

삼척정월대보름제 행사에 기줄다리기와 살대세우기를 합니다.

2013.2.22~24 엑스포광장

 

http://www.samcheok.go.kr/02open/03_04_12.asp

 

 

 

 

 

 

 

 

 

정월대보름에는 빼 놓을 수 없는 게 오곡밥과 나물입니다.

오곡밥은 대보름에 먹는 세시음식으로 다섯가지 곡식으로 지은 밥입니다.

오곡에는 쌀,보리,조,콩,기장을 말하는 데, 오곡의 종류는 지역마다 약간 씩 차이가 있습니다.

또 찰곡식으로만 오곡밥을 짓기도 했는데, 찹쌀,차수수,차좁쌀,붉은팥,검정콩 등 다섯가지 곡식을 시루에 쪄 냅니다.

 

오곡밥은 정월대보름이 되기 전날 밤에 미리 지어서 대보름날 아침에 아홉가지 나물이랑 같이 먹었습니다.

여러 가지 곡식을 골고루 넣은 것은 그 해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뜻입니다.

특히,대보름날에는 각기 다른 성을 가진 세 집 이상의 밥을 얻어 먹어야 그 해 운이 좋다고 하여, 서로 나눠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월대보름에는 모든 행동을 아홉 차례씩 하는 관습이 있는데, 나무 아홉짐, 빨래 아홉가지, 학생은 아 홉번 글씨를

쓰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대보름날 먹는 밥도 아홉 번 먹어야 좋다고 하여 조금씩 나눠먹기도 하였습니다.

 

 

 

 

 

 

 

 

 

 

 

 

부럼은 정월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한 해의 건강을 비는 뜻에서 딱딱한 과일을 먹는 풍습을 말합니다.

정월 십사일에 미리 호두나 땅콩 밤등의 과일을 준비해 두었다가 대보름날 아침에 온 식구가 모여 부럼을 깨면서 건강을 빕니다.

부럼은 단번에 큰 소리가 나게 깨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깨물때는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외치며 깨뭅니다.

부럼은 몸에 부스럼이 나지 않고 건강하기를 기원하는 세시풍습 중의 하나입니다.

요즘은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에서 선물세트로 팔리는 등, 건강식으로 대접받으면서, 가장 잘 유지, 보존되고 있는 대보름 세시풍습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정월보름날 아침에 마시는 술을 '귀밝이술'이라고 합니다.

귀밝이술은 귀가 밝아지라고 마시는 술입니다. 술은 데우지 않고 차게 마시는 것이 특징이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누구나 한 잔씩 마신다고 합니다. 귀밝이술을 마시면 일년 동안 귀가 밝아지고 좋은 소식을 듣게 된다고 합니다.

 

 

 

 

 

 

 

그 밖에 정월대보름에 재미난 풍습으로 '더위팔기'가 있습니다.

대보름날 아침에 사람의 이름을 불러서 상대방이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라고 외칩니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그 해에는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월대보름은 개에게는 고통의 하루입니다.

대보름날은 개에게 밥을 주지 않는데 이를 '개보름쇠기'라고 합니다. 이날 개에게 밥을 주면 안 좋은 병에 걸리거나 마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속담에 "개 보름쇠듯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남은 잘 먹는데 자기는 못 먹고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소에게는 밥과 나물등을 푸짐하게 차려줍니다.

소는 농사일을 도와주는 없어서는 안되는 동물이기에, 대보름날에 더 잘 먹이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해 농사의 풍,흉년을 점치는 풍습으로

정월대보름날 밥을 지을 때 아궁이에서 숯을 꺼내 오른쪽부터 정월,이월,삼월,사월,오월..........열두달을 쭉 펼쳐놓고

그 숯이 타는 것을 보고 일년의 날씨를 점을 칩니다. 숯이 하얗게 사그라지면 그 달은 가물고, 숯이 새까맣게 꺼져 있으면,

그 달은 장마가 온다고 합니다.

 

또, 콩으로 풍년점을 치는데, 왼새끼에 콩을 끼워서 콩마다 벼,조,감자,옥수수 등의 곡식이름을 적어서 물에 담가 두었다가

다음날 꺼내서 콩이 물에 잘 불은 것은 곡식이 잘 될 것이고, 마른 것은 곡식이 안될 것을 점치기도 합니다.

 

 

 

 

정월대보름에 이렇게 많은 세시풍습이 있는 것은, 달을 표준으로 음력을 사용하던 우리 조상님들에게 새해 첫 보름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의미있는 하루였을 것입니다. 

지금은 시간도 태양력을 따르고 교통,산업발달과 더불어 농촌도 기계화되면서 정월대보름이 갖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지만,

우리 조상들이 나누고 베풀던 '공동체정신'만은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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